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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통신시스템에서 IF(중간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뜻 생각해보면, 고주파 캐리어와 저주파 베이스밴드를 막바로 변환하지 않고 굳이 중간의 특정 주파수로 한번 또는 두 번씩 꼭 순서대로 변환해서 올리고 내릴까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IF란 놈이 존재함으로써 각종 IF관련 부품들이 즐비하게 필요하고, 그것들을 매칭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들인데 말이죠.
전화기, 휴대폰, 무전기, 각종 송수신기, 레이다.. 이 수많은 RF장비에 IF가 찰거머리처럼 따라 다니는 이유를 모른다 해도, 시스템이나 부품을 설계할 수 있을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IF의 존재이유를 명확히 이해한다면, 각종 RF 시스템 규격이나 부품의 특성에 대해 보다 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할 것입니다.
IF를 이해하려면 주파수 변환, 믹서, 국부발진기(LO), 증폭과 gain, 필터, 통신시스템 등 RF 전반에 대한 개념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IF의 존재 이유를 깨닫는 것은 역으로 그러한 RF의 핵심요소들의 기능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해줍니다!
자, IF는 과연 왜 필요한 것일까요? 이제부터 차근차근 짚어보도록 하지요.
☯ 중간주파수 (IF : Intermediate Frequency)
RF를 엊그제 시작한 왕초보님들이 아니라면, RF 시스템이 IF단이라는 중간주파수를 쓰고 있다는 것은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반면 초보시절에 IF단을 처음 보면 당췌 왜 저런 중간 주파수가 존재하는가? 갸우뚱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무덤덤해지지요. 그냥 거기 있으니까 있나보다.. 하구.. ^^;
실제로 통신 시스템에서 정보를 담은 주파수는, 원래 보내야 할 음성이나 데이터, 화상을 표현한 아주 낮은 기저대역(baseband) 주파수입니다. 음성은 수 kHz, 화상이나 데이터는 MHz 단위까지 베이스밴드 주파수가 분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베이스밴드 주파수대의 신호는, 실제로 안테나를 떠나 전자파로서 방출하기 위한 캐리어(carrier)주파수로 올려서 보내야만 합니다. 우리가 보통 각각의 통신시스템이 사용하는 주파수란 이러한 신호전송을 위해 할당받은 고유 캐리어 주파수를 의미하지요.
이러한 베이스밴드 주파수 신호를 캐리어 주파수는 송신할 때와 수신할 때 각각 변환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두 개의 주파수는 곧바로 변환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정해진 어떤 주파수로 변환된 후 다시 변환되게 됩니다.
이렇게 베이스밴드 주파수와 캐리어 주파수간을 막바로 변환하지 않고, 중간에 다른 주파수로 한번 변환한후 다시 변환하는 구조를 사용할 때, 그 중간의 주파수를 중간주파수 (IF : Intermediate frequency)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통신시스템은 이러한 IF단을 가지는 구조를 가지며, 이것을 소위 헤테로다인(heterodyne)방식이라고 부르지요. 대부분의 분들이 통신시스템을 처음 접할 때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이 바로 이렇게 중간에 엉뚱한 주파수로 변환하는 과정이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일부도 아니고 거의 모-든 통신 시스템에서 이런 중간주파수 변환이 존재하긴 하는데... 도대체 왜????
IF를 쓰면 뭔가 장점이 있으니까 그렇겠지요? 물론 반면에 손해보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공학이 원래 철저하게 trade off로 시작해서 trade off로 끝나는 거니까요. 이 강의의 핵심은, 이러한 IF의 존재이유를 모든 면에서 종합적으로 이해함으로써 RF 시스템 자체를 좀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있습니다.
우선, IF가 도입되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 수신단(receiver)에 있습니다. 송신부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RF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수신기 성능을 기준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공기중의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무선통신에서는, 수신신호가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 작은 신호를 잘 수신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서 먼저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신기에 기준하여 송신기도 만들어지게 되며, 수퍼 헤테로다인 수신기라는 식으로 용어들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 주파수 올리고 내리기 (Up/Down Conversion)
IF 자체를 둘러보기 전에, 먼저 주파수를 올리고 내린다는 개념부터 차근 차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초보시절 가장 feel이 와닿지 않는 부분이죠. 주파수를 올리고 내린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쉬운 내용임에도 많은 중복 질문이 들어오는 왕기초부터 체크해보도록 하지요.
1. 주파수는 왜 올리는가?
실제로 전송하고자 하는 음성이나 데이터 등은 보통 기껏해야 수 MHz단위정도의 주파수신호입니다. 그런데 이런 신호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보통 캐리어주파수라고 해서 훨씬 높은 주파수로 변환해서 올리게 됩니다.
무선환경, 즉 대기중에는 모든 주파수의 신호가 존재할 수 있지만, 한 주파수에서는 반드시 하나의 신호만 존재해야만 통신이 가능합니다. (CDMA와 같은 다중통신의 경우는 신호묶음으로 표현됨)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음성/데이터가 원본주파수상태 그대로 통신한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죄다 비슷한 주파수를 사용하니까 서로 겹쳐서 통신이 불가능해버리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적당히 정해진 (보통 국가에서 승인되서 할당받은) 주파수로 올려서 송수신해야 합니다. 이렇게 실제 신호를 싣고(carry)다니는 주파수를 소위 반송파(캐리어, carrier) 주파수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또한 이렇게 고주파 RF신호에 실어나름으로써 잡음에 강해지고 여러 가지 에러복구 수단이 적용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가장 큰 이유는, 통신방식과 서비스마다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어쩔 수 없이 높은 주파수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만큼 잘 게 쪼개서 할당받기 때문에 결국 주파수를 높게 변환해서 통신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2. 주파수는 무엇으로 올리고 내리는가?
믹서 (Mixer, 혼합기)입니다. 믹서가 하는 일이 바로 이런 주파수 변환의 역할이지요. 믹서는 두 개의 주파수가 입력되면 두 주파수의 합과 차에 해당하는 주파수를 출력해주게 됩니다.
이때 국부발진기(local oscillator)의 입력을 더한 출력을 내는 것이 주파수 상향변환이 되고, 입력받은 고주파신호에서 LO 주파수만큼을 뺀 출력을 내는게 주파수 하향변환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mixer 회로개념 강의에서 다루기로 하고 일단 믹서가 이 일을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도록 합니다.
3. 주파수가 올라가고 내려간다는 의미
실제로 초보시절에 난해하게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위의 주파수 변환 도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단순히 각각의 주파수들을 더하고 빼기만 하면 주파수 변환이 되는 것처럼 그려집니다. 단순히 신호의 주파수가 변하면 원래 담고 있던 내용은 그대로 보존되는 것일까?? 내용은 그대로인데 주파수만 변한다는게 말이 되는 일인가?? 저런 막대기 몇 개가 더하고 빼는게 물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길래 원...
주파수가 달라도 내부의 신호는 유지된다는 개념은, 변복조의 개념과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을 AM의 관점에서 한번 들여다 본다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됩니다.
으흠! 그림만으로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시죠? 진폭변조의 경우는 원래신호의 전체 포락선을 최고점으로 가지는 사인파들이 더 밀집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캐리어의 주파수가 달라도 원래 신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요. 그렇다면 FM개념에선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보도록 하지요.
보시다시피 FM의 경우는 주파수의 차이 그 자체가 신호의 정보를 의미하기 때문에, 모든 주파수가 비례적으로 변화해도 그 정보는 살아 있게 됩니다.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변복조 방식인 AM과 FM의 사례를 통해서 본다면, 캐리어의 주파수가 변화해도 실제로 전송하고자 하는 신호의 내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고로 중간에 IF 주파수로 변하건 RF 주파수로 튕겨 올라가건 신호의 내용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신호를 실어나르는 캐리어 주파수만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파수 변환 자체를 이해하는 것은 통신시스템을 이해하는데 기본적인 사항이므로, 잘 이해해두고 계시기 바랍니다.
☯ Fractional Bandwidth
IF를 다루기 전에 한가지 꼭 알아두면 좋은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Fractional Bandwidth입니다.
fractional이란 우리말로 분수의, 단편적인, 부분적인 의 의미로서, 일종의 상대적인 대역폭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우선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Fractional bandwidth 는 일반적인 대역폭을, 그 대역폭의 중심주파수로 나누어주는 개념입니다. 마냥 대역폭이라고 하면 어디서 어디까지의 폭을 말하는 것인지 애매한 말이지요? 일반적인 경우 RF에서 대역폭이라고 말해 버리면 3dB 대역폭을 말합니다. 중심주파수 전력보다 3dB(반전력)씩 떨어지는 양쪽지점의 주파수폭입니다. |
예를 들어 대역폭이 10MHz일 경우, 그것은 절대적인 대역폭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중심주파수가 1GHz였다면, fractional bandwidth는 10M / 1000M = 0.01 이 됩니다. 경우에 따라 %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그 경우에는 1%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매우 간단하지요?) 그런데 이런게 왜 필요한 것일까요?
만약 여러분에게 누군가가 30만원을 줄테니 일요일 하루만 문서타이핑 작업을 도와달라고 한다고 예를 들어보지요. 휴일날 하루 타이핑만 열심히 하면 30만원을 벌 수 있다면 매력적인 제안이지요? 특별히 다른 일이 없는 한가한 경우라면 많은 분들이 이런 알바거리에 혹하게 될 것입니다. 30만원 정도면 갖고싶은 것들도 몇가지 살 수 있고 많은 것을 하면서 놀 수 있는 적지 않은 용돈이니까요. 하지만 주일동안 일해서 몹시 피곤하거나 집안일이 있거나 하면, 아깝더라도 그냥 안하고 말겠지요.
만약 똑같은 제의를 지나가는 고등학생에게 부탁한다면, 우리 직장인들보다 훨씬 더 혹할 것입니다. 그들에겐 굉장히 큰 용돈일테니까요. 반대로 재산이 100억쯤 되는 사람에게 가서 이런 알바거리를 부탁한다면?? 그들에게 30만원은 눈에 보일랑 말랑한 돈일테니 아마 문전박대를 당할 것입니다. 30만원이라 하더라도, 그 돈의 크고 작음을 느끼는 관점은 각자의 지위나 재산상태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것입니다.
자,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눈치를 채셨으리라 생각됩니다.
10MHz의 대역폭은 과연 넓은 것일까요, 아니면 좁은 것일까요? 이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것은 중심주파수가 얼마냐에 따라 넓게 느껴질 수도 있고, 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중심주파수가 100MHz인 경우는 10MHz는 10%의 fractional bandwidth를 가지지만, 중심주파수가 10GHz인 경우의 10MHz대역폭은 불과 0.1%의 fractional bandwidth밖에 안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RF적인 특성은 절대적인 대역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대역폭, 즉 fractional bandwidth에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로 BPF에서 중요한 문제이며, BPF를 통해 주파수를 서로서로 나누어쓰는 RF시스템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BPF의 복잡도는 절대적인 대역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상대적 대역폭이 중요하게 됩니다. 1GHz에서 10MHz 대역폭의 필터를 만드는 것과, 10GHz에서 100MHz 대역폭의 필터를 만드는 것은 같은 fractional bandwidth를 가지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복잡도가 같습니다. (물론 중심주파수 특성에 따라 만드는 방법 자체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가 말하는 소위 circuit Q값은 이 fractional bandwidth의 역수입니다. Q값이 높다는 것은 fractional bandwidth가 낮다는 것이고, 결국 좀더 샤프하게 주파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문제는 결국 IF를 사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 할 수 있는, 주파수 선택문제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게 됩니다.
☯ 선택도(Selectivity)
실제로 IF가 사용되는 큰 이유는 바로 이 선택도(selectivity) 때문입니다. 잘게 쪼개진 채널에서 자기가 원하는 주파수 채널만 정확하게 골라내는 능력이 바로 선택도입니다.
결국 선택도란 원하는 주파수대역만 정확하게 골라낸다는 의미를 말하는 것이고, 이렇게 주파수를 선택하는 필터(공진)회로의 Q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공진의 이해에서 보셧듯이, 주파수 선택성을 나타내는 공진의 대역폭을 의미하는 지표가 바로 Q이지요.
자기가 원하는 주파수채널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수신받은 주파수를 bandpass filtering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채널선택 과정을 수신된 RF 고주파에서 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중심주파수가 무척 높아서 Q값이 매~우 높은 필터를 사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Q값이 높으려면 필터입장에서는 스커트 특성이 좋아야 한다는 의미이므로 차수가 매우 높아야 하고, 결국 필터의 크기나 가격, 성능면에서 부담이 커집니다.
하지만 이런 채널선택과정을 IF주파수대역으로 내리고나서 처리하면, 중심주파수는 이동하지만 실제로 선택해야 하는 채널대역폭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필터에서 요구되는 Q값은 작아집니다. 결국 필터의 성능요구가 덜 심해지고, 채널 선택능력도 더 깔끔하게 좋아집니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지요!
저 위의 fractional bandwidth 설명을 잘 이해하셨다면, 위의 그림에서 같은 대역폭을 가진 필터라도 중심주파수의 크기에 따라 Q값이 달라진다는 것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수치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900MHz의 캐리어 RF 주파수를 사용하는 통신의 예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경우 한 주파수에서 사용하는 채널폭이 1MHz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계산이 편하도록..) 만약 IF단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RF단에서 통화자가 이용하려는 채널의 주파수가 필터링되어야 합니다. 중심주파수 900MHz에서 1MHz 대역폭의 채널을 골라내려면 ..
Q = 중심주파수/대역폭 = 900M / 1M = 900
으흠.... Q값이 900 이나 되는 샤프한 BPF가 필요합니다. 이정도 공진을 만들기도 쉽지 않을 뿐더라 만든다해도 특성잡기가 힘들기 때문에 가격이 무척 비싸거나 부피가 크겠지요. 가격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어려운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만약 50MHz의 IF를 사용하기로 했다면??
900MHz의 RF주파수를 일단 50MHz의 IF단으로 내려서 필터링을 할 때의 Q값은 아래와 같습니다.
Q = 50M / 1M = 50
흠~ 50정도의 Q값을 가지는 BPF는 구현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특성또한 안정적으로 보장이 가능해서 더욱 값싸면서도 성능좋은 채널선택이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언뜻 생각하면 IF조차 필요없게 RF에서 베이스밴드로 바로 내려서 채널선택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주파수가 낮을수록 Q값은 낮아질 것이니까요. 하지만 베이스밴드로 내린 경우는 BPF개념이 아니라 LPF개념으로 채널 필터링을 해야 하는데, 민감도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구현이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정확도를 고려한다면 RF와 베이스밴드 중간의 IF를 통해 채널 선택을 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이것은 쉽게 계산해보기 위한 예제이지만, 어쨌든 이런식으로 IF단을 가지는 구조를 사용하면 채널선택의 경제성과 정확성이 동시에 확보가 됩니다. 그리고 이문제는 채널을 나누어쓰는 현대의 무선/이동통신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성능지표입니다.
☯ 민감도 (Sensitivity)
흔히 IF를 이용하면 민감도가 향상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수신기의 특성이 흔들리지 않고, 주변회로에 덜 민감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민감도를 최대한 작게 만들어야 안정적인 수신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것은 RF 수신주파수나 임피던스의 변화에 대해서 실제 신호단인 베이스밴드 대역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중간에 IF가 존재함으로써 일종의 격리효과(isolation)가 발생하는 셈입니다.
만약 이런 IF단이 없다면, RF단에서 많은 양의 증폭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신호가 그대로 믹서를 통해 베이스밴드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 경우 RF단의 자질구레한 변화가 믹서를 통해 베이스밴드단으로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IF단이 존재하면 RF의 변동이 IF로 전달되고, 그것이 다시 베이스밴드로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무래도 민감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친구가 서로에게 실망해서 굉장히 싸우고 있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흥분한 상태에서) 막말을 하게되고 서로서로 더 화가 나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A와 B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 C라는 친구가 A가 하는 이야기를 B에게, B가 하는 이야기를 A로 전해준다면? 아무리 같은 얘기를 전하더라도 직접 대면해서 싸우는 것만큼 흥분하게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A,B 둘다 성격이 더러워서 C가 뭐라고 하건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_-;)
위의 예처럼 C라는 친구가 서로의 얘기를 전달할 때, 서로를 배려해서 상대방의 말을 좀 걸러서 전달해주게 되겠지요. 바로 그겁니다! 불필요한 얘기까지 전달할 필요가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실망한 부분만 정확히 전달해준다면 서로가 서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IF단이 존재하다보면 믹서와 함께 쓰이는 image filter가 있는데, 이놈이 RF단과 IF단, IF단과 baseband단을 격리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믹서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떨거지 주파수들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image filter가 불필요한 주파수대역의 변동을 건너편에 전달하지 않게 됩니다. 이것은 결국 임피던스 관계가 안정이 되고 격리되어서 생기는 민감도 향상입니다.
☯ 안정도(Stability)
IF를 사용하면 시스템의 발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왤까요~? 발진이 뭐길래를 통해 이미 발진의 원리와 개념을 익히셨다면, 대충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발진이란 결국 feedback loop가 loop gain을 가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어쩔 수 없이 loop가 발생한다면, 결국 발진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바로 gain입니다. 그래서 어느 주파수건간에 gain이 높다는 것은 발진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가 되지요.
RF 수신단에는 매우 작은 레벨의 신호가 들어오기 때문에 수십dB에서 심지어 100dB에 달하는 이득의 증폭이 필요하게 됩니다. 베이스밴드 신호처리부에 들어가기전에 IF가 사용되지 않는다면 이런 증폭의 부담은 RF주파수에서 이루어져야만 하게 되지요.
하지만 IF를 사용하면 이런 큰 증폭에 의한 불안정성 문제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RF단과 IF단에서 서로 다른 주파수로 증폭을 하면 발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gain이 분산되기 때문이지요.
어떤 경우든 한 주파수에 gain이 몰리게 되면 될수록 그 시스템은 불안정해져서 발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날로그 RF를 하는 엔지니어라면 이점은 명확히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두 개의 IF를 사용하면 이런 발진가능성 역시 더 작아지게 되는 잇점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수신단은 물론 송신단에서도 얻을 수 있는 IF의 주요한 잇점중 하나입니다.
이동통신 중계기 중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기 같은 경우, 실제로 중계해야 하는 신호주파수와 중계기끼리만 사용하는 송수신주파수가 다른데, 그로 인해 발진가능성을 낮게 만드는 잇점도 있습니다. 이 자체도 일종의 헤테로다인 송수신 방식입니다.
☯ 반복성 (Repeatability)
만약 IF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고주파 RF단에 거의 모든 아날로그 신호처리기능이 몰리게 됩니다. 그런 경우 동일한 방식의 통신시스템이라 해도, 주파수가 어느정도 차이가 나면 아날로그 신호단을 전혀 활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냥 다시 만들어야죠!
하지만 IF단을 이용하고, 동일한 IF주파수를 사용하면 이런 문제가 많이 향상됩니다. 아날로그 신호처리 파트가 IF단과 RF단으로 완전히 양분되면서, IF단까지는 함께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대신 IF단까지 내려주는 파트인 진짜 RF단만 바뀌면 됩니다.
또한 RF 수신주파수가 다르더라도 베이스밴드 신호처리단의 대역폭 변화가 없게 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좀 복잡하지만, 어쨋건 같은 IF주파수를 일정하게 쓰게 되면 RF단의 변화가 기저대역 신호처리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하튼 한마디로 좋단 얘깁니다.
☯ IF를 이해하면 많은 것이 보인다
IF란 귀찮아보이는 넘을 사용하게 된 배경을 차근차근 짚어보면, 통신시스템 전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한 그러한 시스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각종 RF부품들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좀더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위에는 IF가 있으면 좋아지는 장점만 언급되어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절대 그럴리가 없지요.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겠습니까? 개선사항이 생기면 어딘가는 분명히 나빠지는 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워낙 크니까 없던 놈을 끼워넣게 된 것입니다. 단순히 부품이 늘어나서 비싸지는 문제 말고도 기술적으로도 단점도 발생하게 되는데, 그점은 이 다음에 연속되는 RF 시스템 강의에서 적나라하게 파헤쳐질 것입니다.
※ 출처 - http://rhd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