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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G4 표준안은 ISO·IEC 산하 MPEG (Moving Picture Experts Group, http://drogo.cselt.stet.it/mpeg/) 가 만든 멀티미디어 정보의 압축전송기법에 대한 표준안이다. 비디오CD 등의 저장매체를 위한 MPEG1, 디지털TV를 위한 MPEG2에 이은 세번째 표준안이다.
지난 95년 세계 유수 회사와 연구소에서 제출한 제안서를 평가하면서부터 시작한 MPEG4 표준화 작업은 지난해초 일단락됐다. MPEG4도 기존의 MPEG1, 2와 마찬가지로 시스템·비디오·오디오 등의 여러 분야로 구성됐다. 지금은 MPEG4의 확장안에 대한 표준안 작업과 MPEG의 4번째 표준안인 MPEG7 표준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차세대 기술이었던 MPEG4가 어느덧 훌쩍 우리 앞에 왔다. MPEG4는 통신·PC·방송 등이 결합되는 복합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통합표준을 목표로 표준화 작업이 시작됐다. 그래서 MPEG1, MPEG2는 물론 영상통신압축표준으로 널리 알려진 ITU-T의 H.261, H.263에 비해 상당히 많은 신기술을 망라했다.
말하는 사람에 따라 MPEG4의 기술 특징이 다를 정도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물체별 부호화 (영상 전체를 부호화하는 대신 영상의 특정 일부분만을 독립적으로 부호화) 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모양 정보 부호화를 말하는 사람도 있다.
카메라로 받아들이는 자연영상은 물론 그래픽 등의 인공영상도 부호화의 대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며 높은 부호화 압축률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다. 한 마디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이다. 이는 달리 MPEG4의 다양한 응용성과 가능성을 일러준다.
MPEG4는 응용 서비스에 따른 프로파일을 정의한다. (그림 MPEG4 비디오 프로파일들의 관계) △ 이동영상 서비스를 위한 심플 프로파일 △ 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코어 프로파일 △ 대화형 방송을 위한 메인 프로파일 △ 인공영상 응용 프로파일 △ 자연영상과 인공영상 모두를 지원하는 복합 프로파일 등이 있다.
프로파일들은 응용에 적합한 툴 (tool) 들로 구성되며 코어 프로파일은 심플 프로파일을 구성하는 툴들을 포함한다. 메인 프로파일은 코어 프로파일의 툴들을 포함하는 관계다.
그림에는 빼놓았으나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신축형 심플 프로파일과 원격 감시를 위한 N비트 프로파일도 있다.
MPEG4의 핵심적인 특징이며 심플 프로파일에 속하는 툴은 바로 오류검출 및 은닉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동통신망과 같이 채널오류가 잦은 망을 통해 영상정보를 압축전송할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른 정보에 비해 영상정보, 즉 화질에 대해 수용자는 관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류검출 및 은닉에 대한 세부기술로는 △ 재동기 신호의 적응적 삽입 △ 역방향 가변길이 부호화 △ 데이터 분할 등이 있다.
H.263이나 MPEG2는 일정한 화소 수 단위로 재동기 신호를 끼워넣는다. 그러나 재동기 신호 사이 비트량이 크게 변할 수 있으며 만일 그 비트량이 클 때 에러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MPEG4는 일정한 비트 수마다 재동기 신호를 삽입한다.
역방향 가변길이 부호화는 종래의 가변길이 부호화와 달리 반대 방향으로 비트를 읽어도 복호화가 가능하도록 작성된 코드표를 사용한다. 비트 열의 특정위치에서 에러가 검출되면 그 위치의 적정한 주위로부터 다음 재동기 신호 사이의 비트들을 버리는데 역방향 가변길이 부호화를 사용하면 다음 재동기 신호로부터 역방향으로 가변길이를 복호화해 해당 부분의 정보를 최대한 복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분할 방법이다. 동영상 부호화시 각 영상은 부호화 방법에 따라 인트라 영상과 인터 영상으로 나뉜다. 인트라 영상은 DC성분과 AC성분으로 나눠 부호화하는데 AC성분의 정보를 단순화하면 화질의 손상을 적게 한다. DC정보는 영상재현에 중요한 것이다. 재동기를 할 수 있는 신호를 DC정보와 AC정보 사이에 삽입하여 DC정보는 정확히 송신되고 AC정보에 오류가 검출된 경우 DC정보만으로 해당 영상부분을 복원할 수 있게 한다.
인터 부호화는 이전 영상과의 이동정보를 추정하여 이동정보와 예측오차를 부호화해 전송한다. 이때 이동정보를 전송하고 재동기 신호를 삽입, 그 후 예측오차를 전송한다. 그러므로 이동정보를 올바르게 전송하고 예측오차에 오류가 발생하면 이동정보만을 이용한 이동보상 예측영상을 재생영상으로 사용한다.
유럽과 일본 중심으로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의 핵심기술 표준화 작업을 진행중인 3GPP (Thi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http://www.3gpp.org) 에서는 최근 멀티미디어 코덱의 표준안을 마련했다. 그 내용은 ITU-T의 H.324/M 터미널을 기본으로 음성 코덱으로는 AMR (Adaptive Multi Rate) 부호화 방법을, 다중화와 제어방식은 H.324/M의 H.223 (Annex 포함) 과 H.245를 각각 사용하는 것이다. 비디오 코덱으로는 H.263이 필수, MPEG4는 선택으로 결정됐다.
북미 중심의 3GPP2 (http://www.3gpp2.org) 도 올해 중반께 확정을 목표로 논의가 활발하다. 비디오의 경우 그 기본 방식은 3GPP와 마찬가지로 H.263과 MPEG4를 채용할 게 유력시된다. MPEG4 기술이 오류은닉 및 검출기능이 뛰어나다는 장점으로 이동환경을 위한 비디오 코덱으로 채택이 됐지만 H.263도 유사한 기술들을 표준안으로 보강했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기술이 무엇인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최근 인터넷프로토콜 (IP) 기반의 정보교환이 가능한 모바일 인터넷이 각광을 받고 있다. 3GPP에서도 H.323 기반의 멀티미디어 코덱에 대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H.324가 PSTN (Public Switched Telephone Network) 과 같은 회선교환기반인 데 반해 H.323은 LAN (Local Area Network) 등의 패킷교환기반이기 때문이다.
최근 IETF (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 http://www.ietf.org) 는 MPEG와 협력해 MPEG4로 압축된 정보를 RTP (Real Time Protocol) 를 이용, 전송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MPEG4는 멀티미디어 터미널과 무관하게 이동통신망상에서 오류검출 및 은닉기술 때문에 가치가 높다.
인터넷 스트리밍 기술도 MPEG4를 수용할 전망이다. 오류 대처능력이 필요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MPEG4 기술의 이용이 적극 논의되고 있다.
IMT2000 이라는 거대 시장을 눈 앞에 둔 세계 유력업체들은 이동통신망에서의 MPEG4 기술이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NEC는 지난해 MPEG4를 채택한 단말기 세트를 발표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 형태인데 NEC는 기존 휴대폰보다 약간 큰 형태의 단말기와 영상을 보기 위한 단말기로 구성된 세트를 선보였다. 두 단말기 사이의 데이터 송수신은 최근 각광받는 근거리 통신규격인 「블루투스 (Bluetooth) 」를 채용했다.
98년 초부터 저전력 MPEG4 칩 개발을 발표해온 도시바는 초당 15장의 QCIF (176×144의 해상도) 영상을 복호화·부호화할 수 있고 음성 부호화·복호화 방식으로 이동통신을 위해 고안한 8Kbps의 G.729, 영상 및 음성신호를 다중화하는 H.223, 내장형 DRAM 등을 포함한 단일 칩을 개발했다. 0.25미크론급인 이 칩의 소모전력은 240㎽에 불과하며 0.18미크론급에서는 100㎽ 정도로 감소될 전망이다. 도시바는 이 칩을 내년 초에 일본에서 시작되는 WCDMA 이동통신망에 적용할 계획이다.
마쓰시타와 후지쯔 등도 MPEG4 관련 ASIC를 발표한 바 있다. 에릭슨과 IMEC는 지난해 가을 이동전화단말기에서 MPEG4 기술 채택을 선언하고 저전력 칩을 공동 개발중이다. TI·노키아·심비안은 TI의 DSP와 ARM 프로세서를 포함하는 단말기용 OMAP (Open Multimedia Application Platform) 를 발표했으며 비디오 코덱으로 MPEG4를 계획하고 있다. 인텔도 패킷비디오사와 「StrongARM」에 MPEG4 디코더를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는 기술개발협력을 발표했다. 이 또한 휴대 단말기용이다.
이밖에 이동통신망에서의 서비스와 관련한 MPEG4 비디오 기술 관련 발표가 잇따르는 등 최근 세계 유력 회사들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현대전자는 그동안 MPEG4 표준화 활동을 통해 지적 재산권을 확보했으며 지금은 응용제품을 개발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IMT2000용 MPEG4 비디오 코덱 칩을 개발중이며 MPEG4 코어 프로파일 디코더 칩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전자에서 개발중인 IMT2000 단말기에 사용하기 위해 MPEG4 지원을 하며 3GPP 규격을 만족하는 저전력 멀티미디어 코덱 칩 개발도 진행중이다.
국내는 올해 말 IMT2000 사업자 선정, 내년 시범 서비스를 눈 앞에 뒀다. 당장 대역폭 등의 여러 제한조건으로 좋은 화질의 동영상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모든 사람이 IMT2000 서비스의 핵심이 동영상 통신 또는 모바일 인터넷 등의 영상 서비스라는 점에는 동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MPEG4에는 국내 기술이 많이 채택됐다. 이는 표준화 작업에서 소외되기 일쑤인 다른 국제 표준안들과 대조된다.
그렇지만 IMT2000이라는 엄청난 시장을 앞두고 MPEG4 표준화 활동을 했던 기관 중심으로 MPEG4 응용연구가 진행될 뿐 세계 유수 업체들의 역동성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MPEG4에 대한 단순한 지적 재산권 확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IMT2000 서비스 사업자, 단말기 업체, 부품 업체 등이 협력해 이제라도 MPEG4 기술을 국내 IMT2000 동영상 서비스 표준기술로 채택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 연구원 정재원 (鄭在阮) >
※ 출처 - 전자신문 테마특강 (http://www.etimes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