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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날로그TV의 인프라를 이어나갈 디지털TV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여러 제품들과의 확장성 및 인터페이스 등 네트워킹 환경이 본격적으로 조성됨으로써 미래 정보화사회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디지털TV 기술 및 제품은 두 개의 큰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번째 흐름은 「디지털TV는 TV」라는 개념이다. 아무리 TV가 디지털화되어도 안방·거실을 지키는 가정의 엔터테인먼트 역할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디지털TV는 고선명( HD) , 고음질( 5.1 채널) 을 추구할 것이며, 그 형태도 디스플레이가 결합된 TV형태로서 아날로그TV보다 더 큰 사이즈로 발전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방향을 추구하는 업체는 가전 업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기술개발 포인트를 디스플레이 기술, 화질신호처리 기술, 전송 기술 등에 맞추고 있다.
두번째 큰 흐름은 「디지털TV는 PC」라는 개념이다. 아날로그TV와 달리 모든 신호처리 및 시스템이 PC와 거의 동일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서비스의 범위도 PC가 수행하는 범위까지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TV는 영상 및 오디오 중심의 콘텐츠를 수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홈쇼핑, VOD 등 양방향 통신 서비스, 나아가서 인터넷까지 수행하는 정보기기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 흐름은 PC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두개의 큰 축은 경쟁적이기보다는 상호 협력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두 흐름의 핵심을 이루는 기술의 현재수준 및 향후 발전방향은 어떻게 될까?
< ASIC기술 >
디지털TV의 가격은 아직은 60인치 기준으로 약 7000달러 대로 우리나라 돈으로 800만원 선에 달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원하는 TV의 가격대가 2000달러 대임을 감안할 때 디지털TV의 가격은 더 낮아져야 할 것이다.
디지털TV의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디스플레이와 핵심 집적회로( IC) 부가 대부분이다. ASIC 기술이 디지털TV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ASIC 기술수준은 비디오부를 원칩화하고, 전송부를 원칩화하는 단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원하는 가격대를 실현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저가 실현을 위해서는 전송부, 비디오부, 오디오부를 원칩화해야 하며 나아가서는 메모리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알고리듬 개발 및 새로운 ASIC 구조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현재의 분리된 디지털TV ASIC는 점차 1개의 IC 안으로 들어 갈 것이며 궁극적으로 디지털TV IC는 한 개의 프로세서로 줄어들면서 가격도 30달러 대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아날로그TV에서는 단순히 오디오, 비디오만을 방송하므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대두되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 방송환경이 되면 양방향 서비스 및 데이터 서비스 등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서비스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한 SW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디지털TV에 사용되는 SW는 크게 AV 서비스만을 위한 간단한 SW에서부터 데이터 보드캐스팅을 위한 SW, 그리고 양방향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고도의 발달된 SW로 구분된다.
PC의 경우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회사가 OS를 독점하고 있으나 디지털TV에 사용되는 SW는 각 방송사나 가전 업체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각기 다르고 기술적인 장점도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규격이 혼재되고 있는 단계다.
지금까지 가장 활동이 두드러진 단체는 DASE( DTV Application Software Environment) 라는 단체와 ATVEF( Advanced Television Enhancement Forum) 가 있다. DASE는 미국 디지털TV 규격을 관장하는 ATSC( 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산하의 단체로서 T3( Technical Group on Distribution) 내 스페셜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미국시장에서 사용될 디지털TV SW의 규격화를 진행하고 있는 단체다. 이 단체는 자바( Java) 기반 기술의 규격화를 진행 중이나 자바 기술의 완성도가 낮아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ATVEF는 현재 인터넷 웹상의 표준 언어로 자리잡은 HTML 기반의 텔레비전 SW 프로덕트 개발을 위해서 방송업자, 케이블업자, 위성서비스 업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규격 단체다.
<디지털 네트워킹>
현재의 아날로그TV에는 아날로그VCR와 아날로그 세트톱박스 등이 연결돼 있다. 그러나 그 기능은 현저히 제한적이어서 단순히 신호를 받아서 재생시키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향후 디지털 TV를 비롯해 디지털VCR, DVD, 디지털 세트톱박스, 디지털 카메라, 디지털 캠코더 등이 연결되면 양방향 교류가 가능해 지는 등 아날로그보다 훨씬 자유롭게 될 것이다.
지금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디지털 기기간의 연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일본의 소니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IEEE1394 인터페이스가 가장 광범위하게 받아들여 지고 있는 상태다.
디지털TV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기간의 단순 연결이 아닌 네트워킹이 이뤄어지기 위해서는 각 기기간의 인터페이스를 통일해 이들을 조정 명령할 수 있는 SW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 소니 중심의 HAVi,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중심의 Jini, 삼성전자 중심의 HWW가 SW 규격화를 진행 중이며 현재는 소니의 HAVi가 우세한 상황이다.
<미디어 복합 기술>
디지털 시대에 있어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는 지상파 네트워크의 방송프로그램, 위성방송 콘텐츠, 케이블 방송 콘텐츠 등 방송사의 콘텐츠 미디어뿐만 아니라 스토리지 미디어인 DVD를 통한 콘텐츠, 네트워크 미디어인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미디어가 난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환경에서 디지털TV가 수행해야 할 과제는 다양한 콘텐츠 미디어를 쉽게 수용하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각기 다른 미디어 사이에서도 큰 구조는 MPEG이라는 규격으로 상호 호환이 가능해 질 것이다. 제품으로 구현할 때 각 미디어를 복합화함으로써 사용되는 ASIC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는 동일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지금 보고 있는 콘텐츠가 지상파 안테나를 통해 들어오는 것인지 DVD 드라이버를 통해 들어오는 것인지 인터넷을 통해 들어오는 것인지에 관계없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는 상상속의 디지털 시대를 구현하게 될 것이다.
위성, 지상파, 케이블 등 방송 미디어의 복합화 기술은 전송부의 복합화 IC 개발로부터 시작된다. 브로드컴, 모토롤러 등 전송 IC전문업체는 지상파와 케이블 전송부를 복합화하는 VSB/QAM복합IC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세부 규격은 지상파 규격인 8VSB와 디지털 케이블의 표준인 256QAM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또 지상파와 위성을 커버할 수 있는 QPSK/VSB IC 기술도 개발 중이다.
스토리지 미디어인 DVD의 디지털TV복합화도 현재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1년 정도에는 DVD 기능이 포함된 디지털TV 제품이 보편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다음으로 인터넷 미디어를 수용하는 디지털TV 제품은 TV와 PC의 격차로 아직 초보 단계지만 점차 디지털TV가 지능화되면서 인터넷이 자연적으로 디지털TV 속으로 포함될 것이다.
향후에는 TV의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동작될 수 있는 SW가 지속적으로 개발돼 2002년 이후에는 인터넷 대응의 인터넷 TV는 일반화될 것이다.
<향후 추진 과제>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의 가전업체와 정보기기업체들은 디지털TV 시장의 선점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기존의 우리나라 업체의 사업구조인 대량생산, 저가판매는 이미 중국 등의 대규모 생산업체에 의해 도전 받고 있는 상황이며, 지식기반의 SW산업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PC업체에 의해 장악된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의 아날로그 시대에는 선진국을 모방하면서 뒤따라 왔다면 지금의 디지털 시대에는 북미향 HDTV ASIC을 세계최초로 개발하고 HDTV를 세계최초로 출시하는 등 선진국보다 우위의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10년간의 정보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는 현재의 디지털TV 흐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언급한 디지털TV 관련 주요 기술인 신호처리 및 전송부의 ASIC 기술,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창출하는 SW 기술, 여러 디지털 미디어를 수용하는 미디어 복합화 기술 그리고 가정내 네트워킹을 구현하는 홈네트워킹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이 기술뿐만 아니라 디지털TV 핵심 구성요소인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튜너에서부터 신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SW 콘텐츠 부문까지 디지털TV와 관련해 많은 기술 과제들이 있다. 또 디지털TV의 급속한 보급을 위한 PCB의 신기술 개발과 저가격의 디지털 세트톱박스 생산에서부터 디지털TV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다양한 SW 콘텐츠 개발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의 역할이 너무도 크다. 이에 따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디지털TV 산업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육성책이 필요하다.
< LG전자 DTV연구소 기획팀장 문영탁 >
※ 출처 - 전자신문 테마특강 ( http://www.etimes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