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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의 효시가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 Sputnik) 1호라면 통신위성의 시조는 「얼리버드( Early Bird) 」로 불리는 인텔샛 1호다. 전자가 평균 고도 500㎞의 타원궤도에서 녹음 테이프처럼 일방 수동 통신을 실현했다면 후자는 적도상공 3만6000㎞ 정지궤도에서 양방향 능동 통신으로 국제 상용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이후 40년간 수천개의 각종 위성이 발사됐으나 첩보·측지·과학실험과 같은 비상용 위성을 제외한 기업 차원에서 발사된 인텔샛( Intelsat) ·인마샛( Inmarsat) ·인터스푸트니크( Intersputnik) ·유텔샛( Eutelsat) ·아랍샛 ( Arabsat) 등 대부분의 위성이 한결같이 지구 자전 주기와 동기가 되는 지구 적도면의 정지궤도( GEO : Geostationary Earth Orbit) 에 집결해 있어 현재 황금궤도라 불리는 GEO는 거의 포화상태다.
이에 따라 국제전기통신연맹( ITU) 은 급기야 극히 제한된 궤도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파수 재사용 제도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위성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도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동일 주파수를 직선편파의 경우 수직( VLP) 과 수평( HLP) 편파로 이중 전송하거나 원형편파는 좌수( LHCP) 와 우수( RHCP) 편파로 다시 사용하는 이중편파기술이 등장했다. 단일안테나 복수 급전선의 입사각조합 디자인 공간 빔 격리효과로 글로벌 빔 이외에 해미 빔, 존 빔, 스폿 빔 등 동일 지역에서도 이중·사중으로 복수 위성을 커버링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종전 C밴드에서 L·X·Ku밴드의 추가 및 무궁화 3호와 같이 Ka밴드 등 고주파 영역까지도 개척중이다.
우리나라 비정지궤도( NGEO) 위성시스템 기술현황은 어떤가. KAIST의 우리별 3호, 과학실험위성과 우주항공연구소의 아리랑 1호 등 다목적 실용위성이 올해 안에 발사된다. 하지만 이러한 단일 위성으로는 공중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NGEO시스템과 중궤도( MEO) , 저궤도( LEO) 위성이 등간격·등속도로 지구 적도면과 경사된 원형 궤적을 주행해야 한다. 과거 스푸트니크( 소련) , 익스플로러( 미국) 는 저궤도 위성이지만 원지점( 1500㎞) 과 근지점( 200㎞) 의 타원궤도이므로 도플러 주파수 편이현상 때문에 지금의 GMPCS( Global Mobile Personal Communications Service) 로 분류하지 않는다.
당초 국내에서 오브컴( Orbcomm) ·이리듐( Iridium) ·글로벌스타( Globalstar) ·아이코( ICO) ·오디세이( Odyssey) 등 저궤도시스템이 추진돼 왔다. 이 가운데 고도가 1만㎞ 이상인 아이코( Inmarsat) 와 오디세이( TRW) 사업은 합병됐다. 글로벌스타는 현대전자 지분을 매각한 후 데이콤이 국내 사업권을 관장하고 48기 위성과 예비 발사를 연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서비스중인 이리듐사업은 목표 위성 66기를 11개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으나 휴대형 단말기의 크기와 2500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단말기 가격으로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모두 음성통화 중심의 빅( Big) LEO사업이며 차세대 메가LEO격인 텔레데식( Teledesic) 시스템도 무려 288기나 되는 위성군이므로 구축 완료시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오브컴은 ITU 정의에 따라 리틀( Little) LEO로 분류된 유일한 비음성급 데이터 전용서비스다. LEO위성 중 지난 95년 최초로 극궤도에 2기를 발사, 북미에서 서비스를 개시했고 ITU의 첫 등록 GMPCS위성으로 기록됐다. 미국 오비탈 사이언스가 개발한 페가소스( Pegasus) 수평발사 운반체를 이용해 단 한번의 실패없이 9월 현재 28기가 궤도에 올라가 있다. 오는 10월에는 적도 국가의 품질을 보강하기 위해 위성 7기가 추가로 발사된다. 데이터 전용이기 때문에 41㎏ 무게 정도의 위성으로, 제작비와 발사비가 싸고 특히 VHF( 137∼138㎒와 148∼150㎒) 저주파대역으로 자유공간에서 전송손실이 GEO에 비해 약 1만배( 40㏈) 유리하다.
사업투자면에서 저궤도시스템은 몇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다. 빅LEO는 발사용역을 외주에 의존해 투자비와 추진 일정이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리틀LEO 주체인 오브컴은 경량 위성체인 「마이크로스타」, 발사체인 「페가소스」, 왕복선 「X34」 등은 물론 휴대형 단말기까지 전량 자체 생산·공급하고 있어 컨소시엄 업체에 초기자본 부담을 경감시켜 준다. 또 저궤도시스템은 발사체면에서도 첨단 위성기술을 기반하고 있다. 일례로 오브컴은 첨단 수평 발사체인 페가소스를 이용한다.
페가소스는 록히드 수송기( 모델L1011) 가 서부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동부 버지니아주 월럽섬에 위치한 나사( NASA) 비행장에서 페가소스 로켓을 하부 동체에 장착한다. 이때 위성 8기를 동시에 싣고 대서양 상공 13㎞ 고도로 비행중에 페가소스를 탈착해 5분간 자유낙하한 후, 1단계 점화로 공대공 로켓미사일이 72분간 비행한 후 고도16만2000피트에서 종료한다. 이어 2단계는 45만피트까지 추진하고 마지막 3단계는 84만피트에서 페가소스와 오브컴 위성이 초속 약 7.5㎞로 지구 주위를 선회하게 된다. 위성 8기 중 먼저 4기가 2분 간격으로 순차로 궤도에 진입하고 남은 4기는 페가소스가 진행방향을 180도 반전한 후 역순차로 방사해, 한 궤도에 8개 성좌군 배열을 비행기에서 이탈 후 약 12분 만에 모두 마친다. 이에 따라 저궤도시스템인 LEO는 GEO 발사에 따른 고액 발사비를 줄일 수 있다. 또 GEO는 다목적서비스를 동시 수용하다 보니 다수의 안테나 탑재 운용과 태양전지판·화학배터리 용량 때문에 위성 외관과 중량이 비대해져 수평 발사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궤도면에서도 저궤도시스템은 몇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다. GEO는 운용 위성수가 3기면 족하고 지구국 안테나도 0.1도내에서 추적이 용이하며 도플러 주파수 편이가 무시된다. 그러나 송신출력이 커 휴대용 서비스가 어려우며 전파 지연시간이 길고 발사비용 부담이 크다. 특히 정지궤도는 지구국 안테나 앙각이 일정하므로 음영구역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 반면 LEO는 비동기 속성으로 지구를 하루에 10회 이상씩 수십개의 위성이 주회해 음영지역을 해소할 수 있으나 단점으로는 관문 지구국의 안테나 추적 범위가 10도 이상 증가되고 위성수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문제시됐던 리틀LEO VHF 주파수는 각국의 기존 무선통신으로 사용하는 동일 주파수로서 상호 혼신이 우려돼 수년간 각국 주관부처는 ITU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신규 허가를 불허했다. 이에 오브컴이 최근 LEO위성과 지상 무선망에서 상호 간섭 없이 스펙트럼을 공유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제시해 이 분야의 걸림돌을 해소했다. 미국만 해도 오브컴 이외에 레오원( LEOOne) 등이 사업성을 간파하고 FCC에 동일 주파수대 공유허가를 신청했다. 미국 주관부처는 주파수 자원을 재활용하고 국익을 위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근거가 되는 것은 오브컴이 개발한 DCAAS( Dynamic Channel Activity Assignment System) 첨단 주파수 동적 도약기술에 기초하고 다원접속과 RF중심 캐리어 오프세트다. DCAAS 채널 알고리듬은 840개 채널 전대역을 3초마다 위성에서 스캐닝해 임계 스레스홀드 이상의 에너지가 지상으로부터 포착되면 순식간에 동적으로 빈 채널이 배정된다. 스캐닝은 히스토리( History, 과거 8분간 데이터 실행통계) 방식과 그리드( Grid, 24㎑ 지상 그릿망내 우선권) 방식이 보완한다.
MEO는 GEO와 LEO의 장·단점을 평균적으로 보아 GEO위성 수명이 15년, LEO가 5년이면 MEO는 10년이 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단말기 기동성과 품질면에서 차별화된 점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LEO기술 발전동향은 환경친화적이며 개인 프라이버시의 전천후 휴대가 가능하고 글로벌 로밍이 ITU 통용규격으로 각국의 형식승인에 구애받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중이다. 단말기 가격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앞으로 위성시스템은 이미 포화된 GEO에서 탈피할 전망이다. 음성전화 위주의 원초적인 의사전달 수단은 주파수 자원낭비와 육하원칙 기록이 배제된 비능률적이고 비경제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점차 사장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21세기에는 외계로의 우주여행 등으로 새 시대에 필수적인 비음성급 데이터 메시지와 이미지 등 우주 시공개념 적용기술을 기반한 저궤도시스템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DCAAS 등 기술개념의 주파수 자원을 재활용하는 등 합목적성의 기술개발에 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혹자는 IMT2000이 제3세대 이동통신으로 21세기의 만능 해결사로 착각하지만 결국 LEO같은 고공 안테나를 배제한다면 어느 경우에도 음영지역은 상존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구촌 방방곡곡에 환경친화성에 반하는 대규모 유무선 중계안테나 철탑을 추가 건설하고 방대한 유지보수, 후속투자 등 막중한 폐단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현재 다양한 표준설계에 대해 경쟁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가 희망하는 2002월드컵 이벤트에 관련 서비스가 선보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다품목의 생산 과욕만을 고집하면 경쟁력은 약화되고 이용자 부담은 가중되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위성 분야도 차별화된 세부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 전문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이 길만이 보호무역 장벽이 무너진 21세기의 국제 공개시장에서 다양한 품질과 가격에 기반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 김광영 교수 >
※ 출처 : 전자신문 테마특강 (http://www.etimesi.com)